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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감성, 일상)

게으른 배달 라이더와 스몰 토크. (배달 에피소드)

by ♠SeltoΨ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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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은 쉽지만 변수도 많고, 능숙하지 못하면 리스크도 많은 일이다. 나는 전업은 아니지만, 드문드문 일을 해온 사람이다. 처음과 달리 지리와 가게 특성 등도 어느 정도 파악해서, 수월하게 일을 하고 있다.
 

 
오전에 B마트 인근 편의점에서 켄커피를 마시며 콜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라이더가 담배 하나만 빌려달라고 부탁을 한다.
바로 옆이 편의점인데... 담배 한 갑 살 돈도 없는 것 같다. 거지인가?
담배를 나눠주니 고맙다며 어디서 일하는지 물어본다.
 
난 전업이 아니라서 쿠팡이랑 배민커넥트만 한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배민 해서 돈이 됩니까? 자신은 일반대행에서 프리기사로 일을 한다고 소개한다. 사실 일반대행은 플랫폼에 비해 자유도가 적은 편이다. 사무실마다 다르긴 하지만 다배차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바쁘게 움직여야 하고, 배송 외에 기사들이 관리하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알고 있다.
 
나의 경우 평일 주간 기준으로도 요령껏 타면 시급 12,000~15,000원은 찍는다. 저녁피크 타임은 좀 더 찍을 수 있으니 지금 수입에 큰 불만은 없다. 결정적으로 느긋하고 안전하게 다니는 것이 좋아서 난 일반대행은 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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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그 아저씨 본인이 배민커넥트 하면서 당했던 불합리함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10시부터 12시까지 한콜밖에 안 들어오더라.
구간배달을 하는데, 음식을 반대로 배달하는 바람에 음식값을 여러 번 물었다.
고객센터에서 문자를 보내는데, 오토바이 타면서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콜을 주는 데로 받아야 해서 골라타 거나 코스를 짜는 것이 어렵다. 등등
 
분명 오배송은 기사의 잘못이다. 어플 사용법에 대해 숙지가 부족하면 일을 하는데에 불편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단건 위주의 업무인데 코스를 짜는 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대충 들어보니 어플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고, 꼼꼼하지 못해 오배송을 포함해서 자잘한 실수를 많이 한 것 같았다. 분명 수락률이나 고객만족도도 낮을 것 같았다. 콜배정이 적은 것이 당연한 것 같다.
마침 콜이 들어와서 주문번호 보는 법과 다건일 때 동선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후 2시간 정도 콜을 타고, 점심피크라 차근차근 일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아저씨 다른 편의점으로 이동해서 다른 배달라이더에게 담배를 얻어 피며 노가리를 까고 있다. 그렇게 일을 하니 수입이 부족하고, 불만만 쌓이지... 쯧쯧 혀를 차고, 살포시 점피를 채우고 복귀했다.
 
이 일은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직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실함과 꾸준함이 가장 큰 무기이다. 이것저것 핑곗거리를 만들고 감정에 휘둘리면, 수입을 보장받지 못한다. 
나 역시 강제성이 없는 일이다 보니 종종 적당히 하고 접는 경우도 있다. 반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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