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면서 구상했던, 스쿠터 여행,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첫 준비로 스쿠터를 구입했다. 사람들이 많이 타는 베스트셀러를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지만, 난 개성이 있고, 안정성이 높은 트라이크에 관심이 쏠렸다.
그래서 확정한 기종이 야마하 트리시티이다. 앞바퀴가 두 개라 노면에 대한 접지력이 강하여 일반적인 이륜보다 안정적이라고 한다.
집 주변의 야마하 취급점에 몇 군데 문의했으나, 신차는 구할 수 없고, 중고도 찾아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중고 중에 연식과 운행거리가 낮은 매물을 골라서 중검단을 통해 구입을 시도했다. 검사비용을 지불하고 받은 답변은 연식과 운행거리에 비해 상태가 엉망이라는 결과였다. 처음 알아본 바이크는 그렇게 포기했고, 며칠간 파쏘, 중고나라, 바튜매 등을 들락거리며 매물을 찾았다.
그러던 중에 중검단에서 충북에 신차가 있는데, 원하면 연결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렇게 소개를 받아서 가지고 싶던 트리시티를 신차로 구할 수 있었다. 가격은 정가에서 할인한 가격을 탁송으로 거래를 했다. 배송 전에 받은 차대번호로 이륜차 책임보험에 대인 2를 추가하여 보험을 들었고, 운전자보험도 라이더스를 추가해서 정리했다. 풀 보험을 들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륜차 경력이 없어서 불가능했다.
대금을 납부하고, 받는 데까지 하루가 소요되었고, 2022년 3월 4일 오후에 바이크가 집으로 배송되었다. 바이크를 받자마자 구청에 등록을 하고 번호판을 받아왔다. 등록세 인지대까지 대충 9만 원이 들었다. 번호판은 브래킷을 구입해서 직접 장착했고, 오랜만에 타는 바이크라 일단 적응기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운행하지는 않았다. 사는 곳에 골목에 있는 빌라라서, 처음 타는 스쿠터를 끌고 주차장을 나가는 것도 긴장이 되어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필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린이에 쫄보이다.
드디어 오늘 첫 주행을 시도했고, 결과는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적응이 되었다. 20년 만에 타보는 오토바이였지만, 스로틀과 브래이킹 감을 배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만 트리시티라는 기종이 다른 스쿠터들에 비해 무겁고 핸들이 뻑뻑하다 보니 끌바를 하는 과정에서 등에 담이 올 정도로 무게감이 느껴졌다.
평소 운동이 부족하긴 했다. 운행이 가능한 도로에 나와서 직진과 코너를 어느 정도 연습하고 잠시 쉬는데, 어르신이 다가오신다. 그리고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하셨다. 어디 제품이고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넘어지지는 않는지, 신기해하며 연신 질문을 쏟아내셨다. 특이하게 생긴 바이크다 보니 관심을 끄는 부분은 있다는 것은 검색을 통해 알고 있었다. 필자는 사실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차하고 쉴 때마다 관심을 받았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운 후에 시험 운행을 1시간 정도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일반 다른 스쿠터와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출력이 부족하고, 답답하다는 평이 많은데, 이런 것을 느끼기에는 필자의 경력이 너무 미미하다. 길들이기를 해야 하는 신차라 배운 데로 스로틀을 많이 당기지 않고 슬슬 운행했는데도 주거지 주변의 한적한 도로에서 운행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시트가 넓어서 뒤꿈치가 약간 뜨는 착지성을 보였고, 책상다리 정직한 포지션이 필자에게 크게 불편하게 와닿지는 않았다. 필자의 키는 174cm이고 하체가 짧은 국산 체형이다. 다만 무게가 무겁고 필자의 컨트롤이 미숙하여 좀 더 연습을 한 후에 시내 도로에 나가볼 생각이다.
이제 블랙박스도 달아야 하고, 핸드폰 거치대도 설치해야 한다. 추가적인 편의용품은 시간을 두고 조금씩 튜닝하려고 한다. 지금은 바이크용 반장갑인데 손을 좀 더 보호해 줄 수 있는 장갑이 필요할 것 같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장비는 전신 보호대, 하프 헬멧, 바이크용 반장갑, 숏부츠가 전부이다. 몇 가지 필요한 것이 생겨서 조만간 또 지출이 발생할 것 같다. 일단 시작을 했으니 정석으로 안전하게 차근차근 배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