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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유용한 정보

오늘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by ♠SeltoΨ 202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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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후련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환경적인 사정으로 회사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솔직히 번아웃을 심하게 겪고 있는 나 자신을 위해 내린 결단이기도 하다.

 

 

'잠시라도 내려놓고 싶다. 다시 짐을 질 때, 두배로 힘들어진다 하여도....'

 

12월 말이면 난 10년을 일한 회사와의 계약을 종결하게 된다. 계약직이어서 계약 만료 형식이기에 짧은 기간 동안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 예정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년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와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열 가지만 정리해보기로 했다.

 

1. 반삭발해보기.

내가 그렇게 멋을 부리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동안은 가능한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마음먹은 만큼 한 번쯤은 시원하게 머리를 밀어보고 싶다. 삭발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기대가 된다.

 

2. 하루 종일 영화 보기.

마음 편하게 영화를 감상해본 기억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몇 년 동안 집 걱정, 업무 걱정, 관리하는 사람들 걱정 쌓여가는 무거운 마음 때문에 눈앞에 펼쳐지는 스크린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평일 낮에 사람이 거의 없는 영화관에서 오전부터 저녁까지 영화를 감상해보고 싶다.

 

3. 매일 블로그에 일기 쓰기

코로나 때문일 수도 있고, 힘든 생활에 비뚤어진 내 성격 때문일 수도 있다. SNS 계정을 중지시키고 눈을 돌린 지 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 반복되던 하루하루를 다채롭게 보내려 노력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여기에 기록해보고 싶다.

 

4. 꾸준히 운동해보기.

평일은 내일 출근해야 해서, 주말이나 휴일은 힘든 한주를 보냈으니 편하게 쉬고 싶은 생각에서 몸을 쓰는 운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로드워크 주 3회, 반신욕 주 2회 정도로 계획을 짜고 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퇴사를 하고 조금 마음이 추슬러지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선에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5. 오토바이 여행 가기.

바이크를 타고, 경치 좋은 곳으로 혼자 장거리 라이딩을 해보고 싶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야겠다. 물론 안정용품을 철저히 준비하고, 방어운전으로 조심조심 다녀올 생각이다.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바림이 불기 시작할 때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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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족들이랑 근사한 외식하기.

우리 가족들은 무뚝뚝하다. 고마워, 미안해, 수고했어, 사랑한다. 서로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어색해한다. 몸이 좋지 못한 엄마 그리고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동생을 데리고 근사한 곳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

 

7. 알람 끄고 생활하기.

내가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다. 매일 주기적으로 울리는 알람은 아무리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꿔놓아도 듣기 좋지가 않았다. 오히려 좋아하던 음악이나 노래가 제발 귀에서 사라져 버렸으면 하는 정 떨어지는 소리로 바뀌어 갔다.

 

8. 건강한 식습관 기르기.

일을 하면서 아침은 거르고 나가고 점심은 인스턴트에 저녁에는 고칼로리로 폭식하는 패턴이 보통이었다. 이제 식비도 아껴야 하고, 건강도 챙겨야 하니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해보고 싶다.

 

9. 금연하기.

어릴 때부터 피워왔던 담배, 몇 번을 끊어보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조금만 화가 나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어김없이 다시 입에 물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병원을 다녀서라도 꼭 금연에 성공하고 싶다.

 

10. 프리랜서로 일해보기.

난 가난하고, 지켜야 할 가족이 있다. 일을 해야 하는데, 이번 기회에 내가 일한 만큼 정직하게 대가를 받을 수 있고, 원하는 만큼 몰두할 수 있는 프리랜서로 일을 해보려고 한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 얽히지 않는 일, 결과를 내가 책임을 지고 타인에게 간섭받지 않는 일을 새로 시작하고 싶다. 아직은 여유가 있는 편이니 다급해지기 전에 천천히 준비해야겠다.

 

 


가족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 퇴사를 결정한 주인장의 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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