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안전한 자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안전한 국공채에 간접 투자하는 펀드도 손실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채권투자는 시기에 따라 안전하지 않습니다. 채권은 원칙적으로 원금이 보전되는 자산인데, 관련 ETF나 펀드는 왜 손실이 나는 것일까요? 이유는 기준금리의 변화에 있습니다.
지금부터 채권의 가격이 움직이는 원리를 쉽고 간단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채권과 예금의 차이.(이자율과 할인율)
채권을 구입하는 행위는 예금을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일정기간 동안 원금을 사용하는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는 쿠폰이 붙어있는 예금증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예금은 차이가 있습니다. 예금을 하면 지급되는 것은 이자라고 하고 그 비율을 "금리"라고 합니다. 반면에 채권에 투자하여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수익은 쿠폰이라고 하며 그 비율은 "할인율"이라고 합니다. 경제뉴스에서 쓰이는 "채권 수익률"은 할인을 받는 비율을 뜻하는 할인율과 같은 단어입니다.
※원금에 이자를 더하는 예금과 달리 채권은 총금액을 할인해서 구입하는 형태입니다.
지금부터 개념을 잡기 위해 가상의 채권을 만들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2개월 만기 10,000원짜리 채권을 12% 할인해서 구입하면 실투자금이 8,800원이 됩니다. 12%의 수익금 1,200원은 만기 기간 동안 월별 나누어서 100원씩 지급받게 되고, 만기가 되면 투자금 8,800원을 돌려받도록 하겠습니다. 이 채권의 이름을 "꿀채권"이라고 정하겠습니다.
채권에 따라 만기 일시금 지급 또는 기간에 따른 복리 적용 등 다양한 옵션이 붙을 수 있습니다. "꿀채권"은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하게 만든 예시입니다.
채권시장에서의 거래
발행된 채권은 투자자에 의해 만기까지 보유되기도 하고 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합니다.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꿀채권은 쿠폰을 지급받게 되므로 기간을 감안하지 않은 총수익은 줄어들게 됩니다.
꿀채권에 투자하여 2회 수익금을 지급반은 후에 시장에서 매도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1차 투자자는 8,800원을 투자하여 2회의 쿠폰을 지급받은 후 8,800원에 판매하게 되면 총수익금은 200원이 됩니다. 2차 투자자는 해당 채권을 8,800원에 매수하면, 만기까지 남은 쿠폰 1,000원을 포함하여 총 9,800원을 지급받게 됩니다. 할인율을 계산하면 약 10,2%의 수익을 받을 수 있는 투자입니다.
추가적으로 채권시장에서 변수는 금리입니다. 발행 채권의 할인율은 금리에 변동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할인율이 10%인 꿀채권을 예금금리가 20%의 시기에 매수할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채권의 할인율은 기준금리를 감안하여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종하도록 발행됩니다.
금리의 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의 변화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수익률도 상승합니다. 채권의 수익률이 좋아지는 것은 할인율이 높아지고 투자원금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합니다. 쉬운 말로 할인을 크게 해줘서 거래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발행 시점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해당 채권은 거래 시 가격이 하락하고, 반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할인율을 낮춰서 매도할 수 있기에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원리입니다.
만약에 꿀채권을 매도하는 시점에 기준금리가 연 15%로 상승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채권보다 예금이 수익이 높습니다. 동시에 예금보다 수익률을 높인 채권들이 신규로 발행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꿀채권을 매도하려면 할인율을 높여야 거래가 됩니다. 매수자 입장에서 예금 이상의 수익을 위해서는 할인율이 연환산 15% 이상되는 채권을 매수해야 합니다. 꿀채권을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남은 기간을 연 환산 하여 최소 1,250원의 수익이 있어야 합니다. 남아있는 쿠폰 1,000원을 감안하면 8,550원 미만으로 거래해야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정리하면 채권은 기준금리의 등락에 따라 거래 가격이 달라집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할인율(수익률)도 상승합니다. 이는 거래 시에 가격이 하락한다는 의미이기에 금리 상승 이전에 투자한 채권은 발행시기보다 할인율을 높여야 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금리 상승 = 채권수익률 상승 = 채권 가격 하락
원리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극단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채권에 투자하는 간접 상품은 원금이 보전되는 안전한 투자대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