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관리

트라우마로 남은 급성 편도염.

by ♠SeltoΨ 2025. 1. 8.
반응형

아프면 빨리 병원에 가야합니다.

 퇴원을 한지 거의 한 달이 지났다. 12월 초순에 급성편도염으로 치료를 받았고, 지금도 목에 이물감 때문에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조금만 느낌이 이상하면 전의 기억 때문에 겁부터 난다. 일반 사람들은 편도염, 인후통은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필자는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당시 경험을 통해 대처하는 방법과 치료과정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아래의 내용은 필자의 경험을 정리한 것임.


1. 발병.

 시기는 작년 11월 29일 금요일이다. 그날도 평소처럼 아르바이트를 했다. 오후쯤에 침을 삼키는데, 목에서 따끔하는 통증이 느껴졌다. 찬바람을 쐐서 목감기가 오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일찍 일을 마치고 퇴근을 했다. 목이 약간 불편했다. 하지만 다른 컨디션이 괜찮아서 쉬면 나을 거라 판단하고 휴식을 취하며 금요일을 보냈다. 당시에 주말 중에 회복이 될 것이라고 착각을 했다. 

 

2. 악화.

 하루가 지난 30일 토요일에는 통증이 심해졌다.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실 때마다 인후통 때문에 힘이 들었다. 미열이 있어서 오한도 필자를 괴롭혔다. 하지만 목의 통증에 비하면 오한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아프다 나은 적이 가끔 있었기 때문에 감기약과 진통제를 먹고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침 주말이었고, 병원이나 약국을 가기에는 몸이 너무 피곤한 상태였다. 

 이틀이 지난 일요일 아침에는 증상이 훨씬 심해졌다. 사실 이렇게 힘든 목감기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에 상비약으로 챙겨두었던 감기약과 소염진통제로는 해결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병원을 가기에 너무 애매했다. 요즘에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진료를 하는 병원도 있는데, 당시 필자는 휴일이나 야간에는 응급실 외에는 방법이 없는 줄 알고 있었다. 

 

3. 잘못된 판단.

 드디어 병원을 갈 수 있는 월요일이 왔다. 하지만 체감상 증상이 완화되었다. 목의 통증도 조금 덜해졌고, 열도 내린 느낌이었다. 병원을 갈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서 복용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약국에서 인후통이 심해서 왔다고 이야기하니 먹는 약과 도포하는 스프레이, 가글 등을 추천해 주었다. 복용하는 약 두 가지와 가글을 구입하고, 귀가했다.

 약을 복용하고, 가글도 성실하게 했다. 하지만 그날 밤 증상이 완화되기는커녕 더욱 힘들어졌다. 목이 붓고 혀가 말려서 목소리와 발음까지 이상해졌다. 병원을 가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가 막심했다. 아침에 꼭 병원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목의 통증과 답답한 느낌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4. 응급상황.

 병원 진료시간에 맞춰서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가장 첫 진료로 진찰을 받았다. 의사가 목을 들여다보자마자 큰 병원에 가라고 권유하였다. 목이 많이 부었기 때문에 기도를 막을 수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숨쉬기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이야기하니 무조건 입원을 해야 하고, 응급으로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했다. 급하게 진료의뢰서를 받아서 인근 종합병원을 방문했다. 접수처에 의뢰서를 제출했지만, 이비인후과에 환자가 밀려서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은 점점 더 부어오고, 발음이 세서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응급실에서도 진료를 받기 힘든 상황이어서 다른 병원을 찾아보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무작정 움직이는 것보다 이비인후과가 있는 종합병원을 찾아서 입원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되었다. 귀가해서 입원할 수 있는 간단한 짐을 챙긴 후에 병원을 검색했다. 하지만 근처에 이비인후과가 있는 큰 병원은 거의 없었고, 거리가 있는 대학병원만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통화를 한 대학병원에서는 의료의뢰서의 내용을 듣더니 입원이 가능할지 확답이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일단 숨쉬기가 힘든 상황이면 119에 도움을 청하라고 권유하였다. 응급의료대란이 필자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119에 전화를 하서 숨쉬기가 힘들다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구역질이 났다. 구역질을 하느라 통화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숨쉬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건네주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구역질을 해댔다. 그러다 목에서 물집이 터지는 느낌이 들면서 피고름을 뱉어냈다. 다행히 호흡은 가능해지는 순간이었다. 목숨의 위험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119 엠뷸런스를 타고, 병원을 찾았다. 종합병원은 진료가 불가능했고, 근처에 있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중급병원에 입원병동이 있는 이비인후과를 찾아냈다. 119 대원이 병원에 필자의 증상을 이야기하니, 수술은 불가능하지만 입원과 약물치료 등은 가능하다고 답변을 받았다. 상황이 위급하기 때문에 해당 병원에서 일단 진료를 받기로 했다.

 

반응형

 

5. 입원과 치료.

 입원을 하고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피검사에서 염증수치가 정상수치보다 상당히 높게 나왔고, 미열이 있는 상태였다. 편도에 세균, 박테리아 등에 의한 감염이 의심이 되었다. 가장 큰 위험요소는 목이 부어서 기도를 막는 상황이었다. 호흡이 곤란해지기 때문에 정말 위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일단 항생제를 투약하면서 부기를 빼고 경과를 보기로 했다. 물리적으로 농을 빼는 시술을 해야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 해열제, 항생제 등을 수액과 함께 맞으니 목의 통증도 가라앉고, 몸도 편안해졌다.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거나 호흡기 치료 등이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 잠을 잤다. 목에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당분간 금식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식사 시간에도 충분히 잠을 잤다.

 다행스럽게 2일 차부터는 부기도 빠지고 염증 수치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빠른 치료를 위해 물리적으로 편도의 농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기로 했다. 주사기로 농을 빼고, 환부를 절개하여 자연스럽게 잔여물이 빠질 수 있도록 하는 치료였다. 환자 입장에서 힘들 수 있다고는 했지만, 빨리 나을 수 있다면 해달라고 직접 요청을 했다. 실제적으로 시술은 생각보다 견딜만했다. 편도 부근을 마취하고 주사기로 농을 빼냈다. 시술 후에는 수시로 식염수 가글을 해서 목에 있는 농을 추가적으로 빼냈다. 시간당 3~4번씩 가글을 했는데, 이틀 동안은 계속 농이 빠져나왔다. 

 그렇게 6일간 입원을 한 후에 12월 8일 날 퇴원을 했다. 퇴원약으로 5일간 기본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통원으로 검사를 했다. 배농 한 상처도 잘 아물었고, 염증도 많이 줄어서 치료를 마무리하였다. 정말 고생스러운 경험이었다.

 

6. 현재 상황.

얼마 전에 목에 이물감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았었다. 약간의 염증반응이 보여서 기본 항생제를 3일 치 처방받아왔다. 지금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 시기라 경과가 없으면 독감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3일 치 처방약의 복약이 끝난 시기이지만, 아직 목에 약간의 이물감이 남아있고, 밖에서 활동을 하면 심해지는 느낌이 든다.

식도염이 심한 편이라 평소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목에 이물감이 있지만, 정도가 지금은 좀 더 심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가글을 자주 하고 따뜻한 물도 수시로 마시고 있다.


필자는 병원을 가는 것을 꺼리는 편이었다. 가벼운 증상은 휴식을 취하거나, 약을 먹어서 회복하는 것을 선호했다. 앞으로는 조금만 이상하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주말이 낀 탓도 있지만, 서둘러서 병원을 갔다면 이렇게 고생스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직 따뜻한 봄이 오려면 한참 남았는데, 찬바람이 공포스럽다.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