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스쿠터로 캠핑과 여행을 즐긴다. 아르바이트로 배달 라이더 일도 하고 있다. 사용하고 있는 스쿠터는 야마하 트리시티 125S이다. 3년째 사용 중이고, 2만 8천 km 정도 운행을 했다. 아직 보유하고 있는 스쿠터가 쌩쌩하기 때문에 다음 바이크를 고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하지만 필자의 워너비가 되어버린 오토바이가 있다. 바로 혼다의 헌터커브이다. 레저와 비즈니스를 넘나들 수 있는 범용성이 매력적인 바이크라 출시 때부터 줄곳 서치를 해왔다.
필자의 입장에서 헌터커브를 탐내는 이유와 반대로 고민하게 되는 요소를 정리하고, 구입 시 필요한 예산을 계산해 보도록 하겠다.
필자가 원하는 오토바이의 조건.
- 1종 보통 면허로 운전이 가능한 125cc 미만의 이륜차.
- 검증된 내구성, 수리 및 유지가 원활한 서비스 인프라.
- 스마트키 등의 편의성이 확보된 차량.
- 안전을 위한 기본장치(ABS, TCS 등등) 구비.
- 돌발적인 상황에서 자가 수리가 가능한 정비성.
- 여행과 캠핑을 즐기기에 충분한 적재공간.
- 상용으로 적합한 저렴한 유지관리 비용.
- 미적으로 뛰어난 디자인과 뚜렷한 개성.
-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
정리해 보니 상당히 까다롭다. 필자의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오토바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헌터커브는 이런 니즈를 비교적 충족시켜 주는 바이크임은 분명하다.
1. 필자가 생각하는 헌터커브의 장점.
혼다의 뛰어난 인프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오토바이는 누가 뭐래도 혼다의 제품이다. 그중에서도 커브 계열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수리가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보급이 되어있는 바이크이다. 부품 수급과 정비가 원활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바이크임에 틀림이 없다.
쉽고 가벼운 오토바이.
자동 방식의 스쿠터를 제외한다면, 타 기종에 비해 원심클러치는 상당히 편안한 운전을 보장한다. 클러치 조작이 생략되기 때문에 운행 중 시동이 꺼지는 등의 부담이 줄어들고, 변속 또한 간단하다. 쉽게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우면서 작은 차체도 필자가 탐을 내는 요소 중에 하나이다.
부담 없는 유지비용.
저렴한 부품과 50km/L 이상의 뛰어난 연비는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이다. 자동차에 비해 소모품 교체와 정비주기가 짧은 이륜차는 유지 비용이 저렴해야 병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관리를 철저히 해야 바이크의 수명 또한 보장이 된다.
비교적 뛰어난 적재능력.
이 부분은 100% 동의하기가 어렵다. 현재 사용하는 트리시티(일반 스쿠터)와 적재능력을 비교했을 때, 헌터커브는 오히려 부족하다. 적재량에 대한 마케팅은 다소 과장되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필자가 트리시티에 짐을 싣는다고 가정해 보겠다.
30L(트렁크) +로브백(65L)+사이드백(50L)+백팩(40L)+탑박스(65L)+탑박스 상단(40L)+발판(30L) = 310L(총 부피)
위는 필자가 충분한 장비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캠핑을 고려한 내용이다. 스쿠터의 벨런스를 해치지 않는 65L 알루미늄 탑박스 튜닝만으로 상당히 많은 양을 실을 수 있다. 조금 더 시도한다면 대략적으로 30L 정도 추가 적재가 가능하다.
사실 헌터커브와 스쿠터의 짐 적재량의 대결은 비교 자체가 반칙이다. 스쿠터는 리어시트와 더불어 트렁크와 발판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잡아도 헌터커브를 압도한다. 만약 헌터커브로 일반 스쿠터의 적재능력을 따라잡으려면, 외형과 벨런스를 해치는 무리한 파츠를 상당히 튜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헌터커브의 넓은 짐대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특이한 디자인, 레트로 감성.
혼다의 커브는 클래식 바이크의 대표주자이다. 특히 헌터커브는 최초 출시년도와 역사를 돌아볼 때, 감성적인 면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군더더기 없는 카울과 업머플러가 자아내는 특이함은 기능을 제외하고라도 필자의 미적인 니즈를 충족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카피 차량을 제외하면, 비슷한 디자인이 없다. 그리고 다양한 튜닝파츠로 개성 있게 꾸미기도 용이하다.
2. 필자가 헌터커브를 망설이는 이유.
다소 비싼 가격.
헌터커브의 신차 가격은 489만 원이다. 우주명차로 불리는 슈퍼커브가 273만 원임을 고려하면 무려 200만 원 이상 비싼 바이크이다. 물론 배기량과 마감, 기타 업그레이드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타사 같은 배기량의 바이크와 이성적으로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다.
부족한 편의장치.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이 클래식이라고 해도, 편의사항은 부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단 계기판상 기어표시와 시계가 없다. 요즘은 흔해진 스마트키 또한 없다.
추가적으로 튜브타이어의 펑크시 불편함, 브레이크 밀림과 그 원인인 타이어 품질에 대한 불만도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엔진 시동 시 딱따구리 소리에 대한 이슈도 있다.
삼륜 스쿠터에 비해 떨어지는 안전성.
현재 타고 있는 기종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타고 있는 스쿠터는 전륜이 듀얼인 삼륜 스쿠터이다. 평범한 2륜으로 기변을 하려니 앞브레이크 ABS만 가지고는 솔직히 부족한 느낌이 크다. 야마하 NMAX는 보다 저렴하면서 전, 후륜 ABS에 TCS 시스템까지 제공한다.
3. 필요 예산 사전계산
구입비용.
바이크 가격 : 489만 원 / 등록비용 : 125cc 10~15만 원 예상 / 보험비 : 가정용 보험 승계
약 530만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배기량이기 때문에 등록비와 보험료는 다소 절약이 되는 샘이다.
튜닝 및 액세서리 비용.
배선을 손대야 하는 경우는 센터에 의뢰하고, 단순 체결이 가능한 파츠는 자가로 설치할 생각이다. 아웃도어와 아르바이트를 위한 필수적인 튜닝만 고려하도록 하겠다.
센터 의뢰 튜닝 : 2 채널 블랙박스, 스마트폰 충전기, 기어 인디케이터
자가튜닝 : 프런트 케리어, 센터 케리어, 사이드백 브래킷(좌). 크로스바, 파킹 브레이크 레버, 음료 거치대
액세서리 구입 : 사이드백, 프런트가방, 배달가방 및 용품
파츠의 가격대가 높은 편이며, 편의를 위해 해야 하는 튜닝도 많은 기종이다. 대략적으로 150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 새 차를 구입하는 경우 총비용은 대략적으로 680만 원이 소요된다. 개인적인 기준에서 과소비 영역에 포함되고,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이 간다. 튜닝이 되어있는 괜찮은 중고를 물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입시기는 내년 봄을 생각하고 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비용적인 면을 고려해 보니 괜찮은 중고를 구입하는 것으로 마음이 굳어진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헌터커브는 가격을 떠나서 내가 사용하는 목적에 불편함이 많은 기종이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더 고민해서 결정을 내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