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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거리(모토캠핑, 스쿠터 여행)

부산 대저 캠핑장에서 첫 캠핑 경험담.

by ♠SeltoΨ 202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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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토캠핑에 관심이 생겨서 무작정 용품을 구매하고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오토바이도 초보인데 무거운 짐을 싣고 멀리 가는 것이 솔직히 부담스러워서 차를 이용했고, 경험한 후에 물품을 줄여서 모토캠핑에 도전해볼 생각으로 가까운 대저 캠핑장을 선택했습니다. 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일단 구입한 캠핑용품은 부담 없이 모두 가져가서 시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대저 캠핑장

 첫 캠핑에 대한 경험과 소감을 정리해서 입문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리뷰하겠습니다.

 

1. 구입한 모토캠핑 장비.

 텐트는 데카트론 트랙 100을 선택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여 접근성이 좋았고, 가성비 또한 뛰어나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설치와 철거 모두 어렵지 않았고, 한낮에는 텐트 내부가 뜨거웠으나, 일몰 후 기온이 떨어지니 안락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1인용 매트리스를 설치하고 옆으로 가방이나 잡동사니를 놓을 수 있는 공간도 충분했고, 전실은 갑작스러운 우천에 활용하기 좋을 것 같았습니다.

 

 버너는 국민 버너인 캠프 1을 선택했습니다. 일단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저렴한 버너이고, 플래이트와 세트로 판매하는 상품이 있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저렴한 경질 코펠과 다이소 이소가스를 사용했는데, 화력은 충분했습니다. 

필자의 미니멀 캠핑 장비

 테이블은 처음에는 스노우라인 큐브 시리즈를 고민하다가 저렴한 알루미늄 롤 테이블을 구매했습니다. 헹어와 렌턴 걸이가 세트로 되어 있는 제품도 편리하겠지만, 각기 사용하고자 할 때에 응용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2만 원대 저렴한 테이블에 인디언 행어와 랜턴 걸이를 따로 구매했습니다. 의자는 경량 의자로 헬리녹스와 닮은 녀석을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편안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메트는 1인용 자충식 매트리스를 구매했고, 8T로 두꺼운 제품을 골랐습니다. 첫 캠핑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인들이 아직 바닥 한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매트리스가 두꺼워서인지, 솜 침낭만으로 핫팩을 사용하지 않고 따뜻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내장재가 두꺼워서 탄탄한 느낌을 받았고, 허리가 좋지 않은 필자도 편안하게 누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접는데, 조금 힘이 든다는 것이 작은 단점입니다.  

 

접이식 경량 화로대

 화로대는 휴대가 용이한 초경량 접이식 화로대를 구매했습니다. 조립이 간단하였고, 디자인이 필자의 기준에 빈티지한 느낌이어서 불멍을 할 때 만족스러웠습니다. 음식 조리에는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직화 요리 시에는 석쇠나 불판 등 추가적인 품목이 필요할 듯합니다. 생각보다 튼튼했고, 장작도 잘 연소되었습니다.

 

 나머지 자잘한 품목은 다이소 용품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시에라 컵, 조리도구, 휴지걸이 보냉백 등 찾아보면 저렴하게 쓸만한 것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2. 준비한 음식.

 연습 삼아 텐트를 피칭하고, 캠핑용품을 간략하게 사용해보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음식에 관한 투자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가져간 음식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라면 1봉, 햇반 1개, 김치 약간, 계란 1개, 참치 1캔, 모닝빵 3개, 양송이 수프, 콜라, 맥주 1캔, 황도 1캔, 포카칩, 홈런볼, 믹스커피.

 

 캠핑장에서는 저녁과 다음날 아침만 해결할 계획이라서 저렇게 챙겼는데, 음식이 많이 남았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캠핑이라고 해서 꼭 음식을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저녁은 라면과 참치, 햇반을 이용해서 라면죽을 해 먹었습니다. 늦은 밤에는 과자를 안주삼아 맥주를 한 캔 마시면서 불멍을 했고, 다음날은 양송이 수프와 모닝빵 그리고 믹스커피로 아침식사를 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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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기준에서는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았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도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음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3. 타임라인.

 오후 2시 30분쯤에 캠핑장에 도착했고, 체크인 후에 화장실과 관리동이 가까운 사이트로 변경하여 피칭을 했습니다. 처음 예약한 곳은 너무 멀어서 불편할 것 같았고, 위치별로 분위기도 비슷해서 사이트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의자와 테이블을 세팅하고 잠시 앉아서 한숨 돌리고 나서는 텐트를 피칭했습니다. 느릿느릿 천천히 했기에 1시간쯤 소요했고, 특별하게 실수를 하거나 힘든 부분은 없었습니다. 

사이트 완성 사진

 피칭이 끝난 이후에는 캠핑장을 한 바퀴 돌면서 산책을 했고, 사진도 찍고 인스타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 5시쯤에는 내 사이트에 앉아서 헤드폰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해지는 것을 감상했습니다. 저녁시간이 되었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저녁식사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라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7시쯤에 버너에 물을 올렸고, 라면 한 봉지를 끓여서 식사를 했습니다. 면을 먹고 나서는 남은 국물에 참치와 햇반을 넣고 죽을 끓여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집에서 싸온 김치와 라면이었고, 배가 많이 고픈 시간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야외에서 먹어서 그런지 면은 더 꼬들했고, 집에서 그냥 때우듯 먹는 라면보다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사용한 식기와 코펠을 개수대에서 설거지했습니다. 집이었으면 상당히 귀찮아하고, 가능하면 동생에게 미뤘을 일인데 혼자 있으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8시쯤 되니 해가 완전히 넘어가서 어두워졌습니다. 다이소에서 구입한 렌턴은 매인으로는 어두워서 탠트로 넣어두고, 밖은 쿠팡에서 구입한 LED렌턴으로 교체했습니다. 화로대를 조립하고, 매점에서 구입한 장작에 불을 붙였습니다. 토치를 사용해서 불을 붙이려다 귀찮아서 고체연료를 사용했습니다. 장작 한 묶음에 1만 원이었는데, 그냥 불에 태워버렸으나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스타를 보고 전화를 한 친구와 잠시 통화를 하고, 계속 혼자만의 시간을 이어갔습니다. 

화로대를 사용하는 모습

 불멍으로 사용한 장작이 모두 떨어지고, 남은 불씨가 사그라들 때까지 화로대를 바라보면 멍하게 있다가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매트리스는 살짝 좁았고 침낭 속은 조금 답답했지만, 잠시 후 익숙해지니 편안하게 잠이 들 수 있었습니다. 새벽 3시쯤 눈을 떴는데,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바이크 배기음에 잠이 깼습니다. 소음이 있는 캠핑장에 갈 때에는 귀마개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새벽 6시에 누군가 밖에서 내 장비를 뒤적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혹시 하는 마음에 후다닥 탠트를 열고 나가보니, 까마귀와 비둘기가 텐트 주변을 배외하고 있었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비몽사몽에서 벗어나 아침을 먹었습니다. 양송이 수프를 끓이고, 가저간 모닝빵과 커피를 곁들였습니다. 이렇게 일찍 아침식사를 한 기억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배가 고팠습니다.

 

 천천히 식사를 끝내고 설거지를 하고 화로대와 쓰레기를 정리했다. 그러니 어느덧 8시가 되었고, 남아 있는 황도와 과자, 콜라와 커피 등을 일단 먹어치우려 노력했습니다. 집으로 다시 가져가기가 조금 그래서 억지로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필자에 경우에 음식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9시쯤부터는 천천히 철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자충 매트를 접고, 헹어에 걸린 컵이랑 코펠을 다시 수납했습니다. 텐트를 접을 때에는 로프가 없는 팩타운 위치에 미리 준비한 로프를 추가했습니다. 장비는 펼치는 것보다 다시 수납할 때가 정성이 더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철수 준비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10시 반쯤에 캠핑장을 나왔습니다.

 

4. 소감.

여유롭게 일몰을 기다리는 초보 캠퍼

 순조롭게 진행한 첫 캠핑은 나한테 색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좀 더 먼 곳에 좀 더 조용한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비는 더 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짐을 조금 줄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추가한다면 타프를 구입하고 코펠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 캠핑을 미니멀로 그리고 솔로캠핑으로 경험했는데, 의외로 적성에 맞고 잘 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낯가리는 성격이라 처음 보는 사람이나 장소는 불편한데, 전혀 어색한 것이 없어서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무엇인가 채워진 느낌을 받았고, 시간이 정말 잘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친구가 제안한 캠핑장에서 둘이서 캠핑을 즐겨보려 합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캠핑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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