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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거리(모토캠핑, 스쿠터 여행)

캠핑 경력 2년 만에 처음. 라면바리(당일 캠크닉)

by ♠SeltoΨ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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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밤, 더 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같이 바이크를 타는 녀석이 생각이 나서 당일로 소풍이라도 다녀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내일 바쁘냐? 소풍갈레?"

오토바이 타고 돌아다니는 것 외에는 해본 적이 없는 녀석이라 캠핑 장비가 전혀 없다. 그 녀석은 슬슬 라이딩도 지겨워질 시기라 조금 다른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컵이랑 수저는 챙겨 오고, 김치를 조금 가지고 오라고 미션을 주었다.

 

 

당일 캠크닉은 해본 적이 없다. 나는 일단 사이트를 구성하면 최소 1박 이상, 보통 2박 정도 머무르는 캠핑을 좋아한다. 멀리 나왔으니 느긋하게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그런 나에게 당일 라면바리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장소는 집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녹산 고향동산으로 정했다. 전에 장소 물색하면서 한번 들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1박 이상의 캠핑을 하기에는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모닥불이 금지이고, 인위적인 구조물이 많아서 기분이 안 난다고 할까? 하지만 당일 라면바리로는 재격인 장소라 생각해서 이번에 다녀오게 되었다.

 

 

버너, 코펠과 조리도구, 테이블, 체어 2개, 접이식 박스, 인디언 행어를 작은 가방에 챙겨 넣었다. 탑박스와 시트 밑 트렁크에 나누어 딱 들어가는 패킹이었다. 다른 용품이 없으니 상당히 짐이 가볍다. 약속 장소로 가기 전에 마트에 들렀다. 토마토소스, 베이컨 조금, 프링글스, 모차렐라 치즈를 구입했다. 점심은 라면이지만, 간식으로 프링글스 피자를 만들어 먹을 생각이다. 페페로니 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구입한 식량을 백팩에 대충 넣고 그 녀석을 만나 피크닉 장소로 향했다. 친구와 조인 후에 목적지로 이동 중에 2차 마트에 들러서 라면이랑 햇반, 물과 음료를 조금씩 사서 그 녀석 탑박스에 실었다. 

 

손 많이 가는 녀석... 이동 중에 갑자기 커피가 먹고 싶단다. 아침도 안 먹었단다. 젠장... 혼자가 편할 뻔했다. 곧 점심시간이라 도착해서 커피 끓어줄 테니 참으라고 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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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착해서 테이블과 체어를 폈다. 고향동산은 강변을 따라 캠핑카나 텐트를 설치하고 휴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일은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다. 우리는 오토바이를 이용했기 때문에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비교적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친구에게 커피를 끓이라고 주전자와 버너를 던져주었는데, 이 녀석이 주변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ㅎㅎㅎ 야외에서 불을 켜본 경험이 없는 탓인가 내가 직접 커피를 타야 했다. 손 많이 가는 녀석...

 

나도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해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갑자기 적극적으로 바뀐 친구!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라면에 베이컨을 조금 넣어서 풍미가 더해졌다. 라면 두 개를 후다닥 해치우고는 햇반을 말아 죽을 만들어서 싹싹 긁어먹었다.

"라면을 3개 살 걸 그랬다." 그 녀석이 후회한다.

야외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맛있지... 이 녀석 슬슬 아웃도어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프링글스 피자를 즐길 시간이다.

"공짜는 없다." 어김없이 그 녀석에게 프링글스에 토마토소스를 바르는 미션을 맡겼다.

나는 베이컨을 알맞은 크기로 잘라서 치즈와 올렸다. 작은 그리들 한판을 그렇게 채우고는 아래에는 버너로 위에는 토치로 치즈가 녹을 정도로만 구워주었다. 완성된 프링글스 피자를 처음 맛보았는데... 눈이 번쩍!

예상보다 더 괜찮은 간식거리였다. 둘이 그렇게 두 판을 구워 조지고는 남은 베이컨을 구워서 잔반을 모두 처리했다.

 

'도란도란' 그 녀석이 텐트와 필요한 캠핑용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우유부단한 녀석이라 관심이 생겨도 실행에 옮기려면 한참 걸릴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데로 차근차근 캠핑에 대해 설명과 용품을 추천을 해주었다.

 

오후 3시쯤 짐을 챙겨서 복귀를 했다. 이렇게 가볍게 노는 방법도 있구나... 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복귀길에 그 녀석이 가고 싶어 하던 라이더 카페에 들러서 음료를 한잔씩 했다. 나에게 라이더 카페는 사실 그리 익숙한 공간은 아니다. 오토바이로 놀러 가면 대부분 먹을 것을 싸들고 가는 편이라 야외에서 먹던 마시던 한다. 그래도 함께 간 동료의 니즈를 감안해서 특별히 비싼 청포도 에이드를 한잔 마셨다.

 

숙영을 하는 캠핑은 이틀이상의 시간을 내야 하고 챙겨야 할 물품도 그만큼 많다. 당일 캠크닉은 그에 비해 가볍게 다녀올 수 있고, 기분전환을 하는데도 효과적이라 괜찮은 선택지가 생긴 것 같다. 겨울이 오기 전, 마지막 나들이를 그렇게 의미 없이 마무리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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