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어간다. 작년 봄에 근처 캠핑장에서 라면과 참치캔으로 저녁을 해결하며, 흡족해했던 첫 캠핑의 좋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번 포스팅은 캠핑을 입문하고 싶은데, 막막한 사람들에게 시작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합리적으로 캠핑을 시작하는 것을 주제로 글을 쓸 생각이다. 그렇기에 동계는 제외하고, 최대 2인이 사용가능한 1인 추천 미니멀 세팅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1. 장비를 구입하기 전에.
장비를 구입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은 자신의 성향이다. 미디어(유튜브) 또는 캠핑을 즐기는 지인을 통해 간접경험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캠핑은 규모와 주요 장소, 이동수단과 캠퍼의 성향 등에 따라 장비의 구성과 장르가 달라진다. 배낭에 최소한의 짐을 꾸려 이동하는 백패킹부터 차량에 대형탠트와 집기를 모두 챙겨서 안락한 환경을 조성하는 오토캠핑까지 다양하다.
본인이 어떤 성향의 캠퍼인지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장비를 고르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다.
2. 장비별 용도 및 선택기준(미니멀 세팅)
주거 및 수면용품
침낭(약 4만 원) : 침낭과 매트는 동계의 경우 생존용품으로 사용된다. 물과 음식은 없어도 수일은 생존이 가능하지만, 체온은 3시간 정도만 문제가 생겨도 심각한 손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동계를 제외한 3 계절만 캠핑을 한다면, 침낭에 돈을 쓸 필요는 없다. 노브랜드로 3만 원 전후하는 합성섬유 침낭을 구입하면, 봄부터 가을까지는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캠핑의 분위기를 깊게 느끼고 싶다면 후드가 달려있는 머미형을 추천하고, 답답한 것을 싫어한다면 사각형의 넓은 침낭을 구입하면 된다.
만약 백패킹을 한다면, 침낭에 투자해야 한다. 비교적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야영하게 되고, 배낭을 이용하기 때문에 보온력이 우수하고, 작게 패킹이 가능한 고가의 구스다운 침낭이 애용된다.
매트(약 3만 원) : 매트는 바닥으로부터의 냉기와 굴곡을 차단해서 쾌적한 잠자리를 만들어주는 용품이다. 발포, 에어, 자충매트로 나눌 수 있다. 수납이 가장 편한 것은 에어메트이고, 설치와 정리가 간편한 것은 발포매트리스이다. 자충식 메트는 안락한 바닥을 만들어주지만, 철거 시 다소 불편하다. 잠자리에 민감하다면 자충메트, 간편한 설치와 철거를 원하면 발포매트리스, 잠자리에 둔감하고 휴대성이 중요하다면 에어메트를 구매하면 된다. 2~3만 원 정도의 가격대로 판매가 된다.
텐트(약 15만 원) : 캠퍼를 외부환경과 차단하는 용도이다. 스타일을 결정하는 용품이라 구입할 때 가장 고민하게 된다. 2인용 텐트가 1인이 사용하기에는 쾌적하다. 이너텐트와 외부스킨이 2중으로 된 돔형 텐트가 활용성이 좋고, 설치가 간편한 자립식 제품이 피로도를 줄여준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텐트는 경력이 쌓여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종류이다. 공격적인 백패킹에 쓰이는 1인용 텐트나, 원터치(싱글월) 텐트는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싱글월 텐트는 결로에 취약하다. 비박보다는 당일 피크닉에 유리한 텐트이다.
LED 랜턴(약 5만 원) : 야외에서 일몰 후 조명은 필수적이다. 다만 필자의 경험상 최고의 분위기는 최소한의 조명이 만든다. 주력 렌턴은 용량이 큰 충전식 LED가 좋다. 그리고 서브 조명으로 활용도가 높은 것이 해드렌턴이다. 머리에 걸어서 시선이 가는 곳을 비추는 제품인데, 저렴함에도 상당히 편리한 제품이다.
취사에 필요한 주방도구
버너(약 6만 원) : 화구는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으로 구매해야 한다.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허술한 제품은 위험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휴대성이 간편한 이소가스버너 중에 호스형을 추천한다. 호스형은 화구와 가스에 거리를 둘 수 있고, 고장 날 가능성이 적은 구조이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코베아 캠프원 같은 제품을 추천한다.
코펠(약 3만 원) : 최소한의 음식을 조리하는 용도라면, 경질 알루미늄 코펠로 충분하다. 개인에 따라 식사에 중요도가 크다면 투자하겠지만, 라면이나 밀키트를 활용한 미니멀 캠핑의 경우에는 고급 코펠은 오버스펙이다. 경질 코팅은 구이를 할 때 들러붙는 것이 단점이지만, 실제로 캠핑에서는 고기를 구워서 식사를 하는 빈도는 그리 많지 않다. 구이를 할 때 식용유를 잘 두르거나, 전용 그리들을 따로 구매하면 해결되는 부분이다. 1인용 코펠은 1인이 사용하기에도 작다. 2인용 코펠이 가장 편리한 크기이다.
필수와 선택의 사이에 있는 용품들
테이블, 의자, 행어(총 6만 원 전후) : 유명 브랜드를 카피한 제품들이 많이 판매된다. 가성비가 기준이라면, 2배 이상 비싼 유명 브랜드 제품은 낭비이다.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노브랜드 제품도 기능은 비슷하게 수행을 한다. 알루미늄 롤 테이블과 경량체어를 찾아보면 저렴한 제품들이 많고,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인디언 헹어는 품질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캠핑가방(약 7만 원) : 이동수단에 따라 가방의 종류가 달라진다. 처음부터 불편한 노지로 배낭을 메고 백패킹을 가지는 않을 것이다. 자동차를 이용해서 일반 캠핑장이나 접근성이 좋은 노지 등으로 시작할 생각이라면 접이식 웨건을 추천한다. 만약에 모토캠핑이라면 방수가 되는 더플백이 바이크에 적재하기에는 용이하다. 잡동사니를 따로 담을 디팩, 보냉백 등은 저렴한 것을 구매하면 된다.
소형타프(약 5만 원) : 미니멀한 캠핑에서 꼭 필요한 용품은 아니다. 하지만 소형 사각 타프도 우천 시 또는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좀 더 편안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사이트에 좀 더 아늑한 느낌을 조성할 수 있다.
화로대(약 2만 원) : 개인적인 성향이지만, 필자는 화로대를 이용해서 요리를 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버너에 비해 피곤할 정도로 일이 많아진다. 필자는 불멍 외에 식사 후 커피를 끓이거나 건어물, 마시멜로 등을 구워 먹을 때 사용한다. 가장 막 쓰게 되는 용품이라 많이 투자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3. 총비용 및 기타 용품
저렴한 제품으로만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약 6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싸구려라서 캠핑이 힘들 것 같다는 것은 기우이다. 즐거운 캠핑은 용품의 가격보다 그것을 활용하는 캠퍼의 경험치에서 결정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사용하는 용품의 브랜드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예산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외 필요한 것을 나열하면, 나이프, 수저, 컵, 그릇, 집게, 장갑, 망치, 액세서리 등이 있다. 집에 있는 것을 사용하거나, 다이소에 가보면 저렴하고 쓸만한 제품이 많이 있다.
최소한으로 캠핑용품을 꾸리는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혼자서 시작해야 한다면, 위의 구성으로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더불어 처음에는 안전하고 가까운 캠핑장에서 용품들을 시험하고 연습하는 시간을 가지기 바란다. 캠핑장은 다양한 장비를 구경할 수 있고, 붙힘성이 있다면 숙련된 캠퍼들의 노하우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마지막으로 캠핑은 전문적이고 능숙할수록 짐이 줄어든다. 필요한 것은 대부분 자연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