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인수한 로체 이노베이션을 약 7년간 운행했습니다. 최근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하면서 운행하는 빈도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배터리가 방전될까 봐 한 달에 한 번씩 일부러 몰고 나가는 정도... 그렇게 장기간 주차장에 보관만 하다 보니, 점점 남루해지는 로체의 모습에 신경이 쓰였고, 자동차세와 보험금도 괜한 지출인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고민 끝에 진짜 썩차가 되기 전에 정든 애마를 팔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고 싶어서 헤이딜러라는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아래의 과정은 기억에 의존해서 정리한 것이니 절차가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헤이딜러에서 차를 판매하는 과정.
내차 시세를 조회한다.
어플에서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내차의 시세를 조회할 수 있었습니다. 차량번호와 소유주, 운행거리 정도의 정보였고, 본인확인 절차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로체 이노베이션의 경우 200만 원 초반부터 400만 원 중반까지 시세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노후차량이다 보니 시세가 저렴합니다.
경매신청 하기.
본격적으로 딜러들에게 경매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정보를 입력해야 합니다. 차량의 사진을 찍어서 올려야 하고, 어플에서 요구하는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야 합니다. 질문을 대략적으로 정리하면, 사고이력에 관한 것과 하자내용으로 요약됩니다. 추가로 사제옵션에 관한 것도 있었던 것 같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필자는 일단 세차를 한 후에 야외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래된 차이지만 참 예쁘게 보입니다. 휠은 오래되다 보니 4짝 다 흠집이 있다고 기입했고, 외판은 보수해야 하는 곳을 대략적으로 3판 정도라고 기록했습니다. 사실 외판상태가 양호했지만, 잔흠집과 문콕 등 눈에 안 띄는 부분도 감안해서 대략적으로 기록했습니다. 그 외 하자는 리모컨키 작동이 잘 안 되는 부분과 샤크안테나를 제거해서 GPS가 잘 안 잡히는 부분 등 자잘한 하자도 기록했습니다.
위의 예시처럼 휠흠집의 개수, 도색이나 수리를 해야 하는 외판의 개수, 그 외 차량의 하자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내 차에 관해서 자가평가를 하는 논술형 질문도 있습니다. 질문이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7년간 함께한 애마에 대해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모두 작성하고 나면, 경매승인까지 반나절정도 걸린 것으로 기억됩니다.
경매진행 및 딜러 선정
경매가 승인이 나자 딜러들이 입찰을 하기 시작합니다. 최고가 5명 정도(확실하지 않음)만 노출이 되고 나머지는 인원수만 카운트가 됩니다. 경매는 48시간 동안 진행이 되고, 진행도중에 딜러를 선정하면, 경매진행이 중단이 됩니다.
필자는 딜러를 선정할 때, 후기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거래된 차량 수와 대략적으로 얼마 정도 감가가 되었는지 등을 감안하였습니다. 이런 정보도 볼 수 있어서 딜러 선정에 도움이 됩니다. 대략적인 감가를 감안하면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추가적으로 감가사항도 헤이딜러에서 검차를 통해 부당한 부분은 돌려준다고 합니다. 절차가 정확하게 진행이 된다면, 판매자 입장에서 손해 볼 일이 없어 보입니다.
최고 입찰가도 생각한 금액보다 높아서 놀랬습니다. 딜러를 선정하면, 연락처를 알려줍니다. 판매자가 직접 전화를 해도 되고, 기다리면 딜러분이 연락을 줍니다. 연결이 되면 방문일정을 조율하게 됩니다.
딜러방문 및 차량인도.
방문한 딜러분이 차량을 살펴봅니다. 판매자가 기록한 내용이 맞는지 그 외 하자는 없는지를 보는데, 보통 딜러분이 중고차를 보는 방법과 유사합니다. 시간은 2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필자의 로체는 외판은 교환된 적이 없는 무사고 차량이었고, 도색과 덴트 부분은 2군데가 있었습니다. 다만 엔진에서 "따따다다" 하는 소음이 있어서 상품화를 위해서는 수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자를 검사하고, 딜러분이 감가 된 가격을 제시합니다. 판매자가 동의하면 판매가 이루어집니다. 필자는 약간의 애교를 피워서 조금 더 받았습니다.
"사장님 온다고 세차도 하고, 잔짐도 모두 비웠는데, 10만 원만 더 주세요~~"
딜러분이 웃으며 동의해서 가격이 정해졌습니다. 예상했던 금액보다 높았고, 원하던 금액보다 조금 더 많은 판매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거래가 확정되면 현장에서 차량대금을 이체하고, 탁송기사님을 배정해서 차량을 인수해 갑니다. 필자의 경우 탁송기사도 당일 배정이 되어서 바로 차량을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의 차량은 리비아로 수출이 된다고 합니다. 요즘 환율도 높고, 수요가 많은 차량이라 생각보다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출차량이라 준비서류도 간단합니다. 딜러분이 신분증 사진을 찍어갔고, 자동차 등록증을 탁송기사님께 챙겨드리면 완료입니다. 차후 어플에서 차량이 말소된 것을 확인 후에 자동차보험을 해지하면 완전히 끝이 납니다. 말소까지는 하루에서 이틀정도 소요된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현재 기다리고 있음)
2. 차량을 매도하고 나서...
헤이딜러의 장점
- 판매절차가 신속하고 편리하다.
- 딜러들이 각자 입찰하는 경매형식으로 적절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
- 딜러의 거래내역이나 판매자의 후기를 살펴볼 수 있다.
- 감가사항은 헤이딜러에서 검차하여 부당할 시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하고, 빠르게 진행이 됩니다. 특히 감가사항에 대해 검차를 해서 부당한 감가를 환급해 주는 것은 상당히 믿음이 가는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판매자가 발품을 팔아서 딜러를 만나거나 직거래를 위해 인수자와 조율하는 등의 과정이 없어서 상당히 편합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애마가 순식간에 떠나는 것이 조금 섭섭했습니다. 탁송기사님께 차를 인도하고, 떠나는 뒷모습을 한참 바라봤습니다. 오늘 볼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는데, 내 차가 있던 자리가 텅 비어있으니 어색합니다.
해외로 수출되는 내 로체가 글로벌 무대에서 오랜 기간 잘 굴러다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ㅎㅎ
잘 가 붕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