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잠이 들면서 월동준비를 고민했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에는 맨투맨 티셔츠 한 장으로 춥지 않을까 걱정했다. 10월 중순인데, 햇살이 생각보다 뜨거웠다. 이 시기에 보기 힘든 반팔, 반바지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오래전 이 시기를 떠올려보면, 요즘은 참 낯선 가을을 마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관심이 많다. 기회가 되면 기후위기에 대한 잡지식을 정리해 봐야겠다.
클래식 헬멧에 라이딩 고글, 라이딩 진에 카키색 전술화, 카키색 맨투맨에 가죽 장갑을 착장 하고, 배달을 하러 나왔다. 포인트로 탄색 힙색도 가슴에 둘렀다. 콜을 타려면 불편한 복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챙겨 입고 다니게 되었다. 편한 복장을 대충 입고 나갔을 때와는 기분부터 다르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것도 달라지는 것을 자주 느꼈다.
배달라이더는 사람들과 대면하지 않는다는 것은 편견이다. 음식점 사장님이나 종사자, 아파트 보안요원, 가끔은 소비자를 직접 마주치기도 한다. 그 순간 오늘처럼 깔끔한 복장이면, 상대방이 좀 더 친절해지는 볼 수 있다.
오늘은 손님으로부터 "출출할 때 이거라도 챙겨드세요."라는 말과 함께 에너지바를 선물 받았다. 고단한 가운데 힐링포션이 되는 순간이다.
중간에 뭘 먹어서 그런지 오늘은 평소보다 길게 일을 하고 들어왔다. 대충 5시간 정도 한 것 같다. 중간에 휴식한 시간을 치면 좀 더 줄어들겠지만... 귀가해서 만보기를 체크하니 12,000보 이상 걸었다. 평소보다 많이 움직였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수입은 그냥 그렇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단가가 좋지 않았다. 처음 입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체감상 30~40%는 떨어진 것 같다. '가을 하늘은 높지만, 단가는 땅이구나.'
하고 싶은 말은 다 정리했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럴 때는 고민보다는 그냥 오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