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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지 않은 짓을 했다. 요즘 스트레스가 쌓였나 보다. 평소와 다르게 쉬지 않고, 바쁘게 일을 했다. 주위나 풍경을 전혀 돌아보지 못했다. 짧은 시간 일을 하지만, 화장실 해결하면서 담배 한 대 태운 게 오늘 휴식의 끝이었다. 그렇다 보니 평소보다 수입은 많았지만, 기분은 무덤덤하다.
기억에 남는 하나 남는 것이 있다면...
민락동에 있는 아파트로 배달을 갔다. 음식을 놓고 나오는데, 누가 봐도 같은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제법 고층이라 내려가는데 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이 무서워해서 헬멧을 벗어달라 요청하는 아파트들이 가끔 있다. 그 아이들도 나랑 좁은 공간에 있는 것이 무서웠는지 어색하게 힐끔거린다.
평소라면 무신경했을 텐데, 왜 그랬을까?
"안녕?" 하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둘이서 합창하듯 인사를 받아줬다. 요즘 아이들 참 예의는 바른 것 같다.
"누나랑 동생이지?" 누나로 예상되었던 여자 아이가 배시시 웃으며 "네에~" 하고 대답을 했다.
"둘이 닮았네, 누나가 앞니만 빠지면 똑같겠다." 하면서 앞니가 빠져있는 남동생도 같이 놀렸다.
서로 닮지 않았다면서 깔깔거린다.
요즘 아이들 참 발랄하고 해맑은 거 같다.
"아저씨 먼저 내린다. 조심해서 재미있게 놀아" 하니 "안녕히 가세요" 하고 또 합창을 한다.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왜 그랬을까?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오늘,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은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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