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개봉한 크리스찬 베일,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등이 출연한 영화이다. 2007년 금융위기를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고,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이상 보게 되는 작품이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마크 드웨인의 명언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내용을 압축한 한 마디이다.
루이스 라니에리의 등장
처음 몇 분은 진지하고, 다소 무료한 분위기로 영상이 시작된다. 하지만 주택저당증권으로 모기지 채권을 만들어낸 루이스 라니에리가 등장하는 장면을 기점으로 역동적인 느낌으로 분위기가 반전된다.
실제적으로 당시 안전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주택저당은 모기지 채권으로 묶여서 투자상품으로 판매된다. 여기 투자하는 사람들은 금리 이상의 수익을 받고, 은행은 수수료로 돈을 버는 구조였다. 월가는 당시 혁신적 아이디어를 상품화해서 상당한 이익을 취하기 시작했고, 미국 금융시장은 발전의 가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서브모기지 채권은 결국 전 세계의 경제를 흔들어 놓은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다. 빅쇼트는 2008년 서브모기지 사태를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했던가.
역사적인 금융시장의 붕괴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큰 수익을 벌어들인 사람들도 있었다. 영화에서는 그 주인공들을 괴짜, 강박, 무모하고 충동적인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는 특이한 성격의 인물들로 묘사했다. 이는 모두가 안전하다고 믿고 있던 모기지 채권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역발상적인 행동을 감행한 투자자들의 성격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정인 듯하다.
벤 리커즈 역의 브래드 피트는 이 영화에서 가장 현실성을 무시한 멋있는 모습이다. 성공적인 거래를 성사시키고도 금융 붕괴가 가져올 암울한 미래에 화를 내는 모습은 국가부도의 날의 유아인의 그것과 닮아있다.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흥미롭게 몰입이 가능하다.
금융과 경제가 소재이지만, 영상과 화면 구성은 상당히 감각적이다. 마이클 버리(크리스찬 베일)가 본격적으로 모기지 채권에 대한 공매도를 시작할 때, 빠른 비트의 힙합 음악과 함께 삽입된 영상들은 지루할 수 있는 금융 이야기를 긴박하게 표현했으며, 월가의 탐욕적인 모습과 잘 어울렸다. 또한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는 금융에 관심이 없는 관객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했다.
카메오들의 역할.
마고로비가 거품목욕과 샴페인을 즐기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헛점과 이를 역 투자하려는 마이크 베리의 의도를 설명한다. 필자는 이 장면을 이 영화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는다. 이 순간부터 영화에 몰입감이 엄청나게 상승했다. 개인적으로 할리퀸의 빅 팬이다.
그 외에 앤서니 브루뎅, 셀리나 고메즈 등의 유명인사가 카메오로 출연해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용어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빅쇼트는 우주전쟁, 달콤한 사랑이야기처럼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감각적인 영상 구성은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경제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