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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거리(모토캠핑, 스쿠터 여행)

125cc 바이크로 전국일주 하기(주행 및 요령)

by ♠SeltoΨ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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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사람
생각보다 잘 달리는 125cc 스쿠터

 
 12일간 야마하 트리시티를 이용해서 전국일주를 하였다. 잊히지 않을 경험이었기에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소한 팁과 정보를 남기려고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국도에서의 운행요령을 중심으로 전국일주를 할 때 염두해야 할 사항에 대해 정리하도록 하겠다. 준비과정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 바란다.
 
125cc 스쿠터로 전국일주 준비하기.
 
 저배기량 바이크는 장거리를 운행하기에 다소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많은 짐을 싣고 운행하는 캠핑이나 투어의 경우에는 최고속과 토크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를 감안하고 여유로운 이동을 즐기는 것이 요령이다.


1. 전체 일정

 한반도를 여유롭게 관광하고 싶다면, 열흘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관광을 줄이고, 라이딩과 포인트 투어에 목적을 두면, 1주일 내에 완료할 수 있다. 본인의 여건에 맞게 일정을 조절하길 바란다. 필자의 기준에서 제주도까지 코스를 추가한다면, 보름정도 일정을 잡아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제주도는 따로 투어를 갈 계획이 있어서 이번 전국일주에는 아껴두었다.
 필자의 경우에는 9박 10일을 예정했는데, 비가 오는 3일 정도는 운행을 하지 않고 쉬었기 때문에 11박 12일로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2. 루트 및 계획

오토바이와 여행자 사진
동해바다(포항 이가리 해변)

 
 한반도를 투어 할 때는 우측에 바다를 끼고 달리기 위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라는 추천이 많다. 이 부분은 적극 동의한다. 해안을 좀 더 가까이 즐기기 위해, 필자도 부산에서 출발해서 동해 해안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했다. 본인이 출발하는 장소를 감안하여 전체적인 동선을 미리 짜도록 하자.
 디테일한 루트를 전국일주 시작 전에 짜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계획한 경로를 따라 이동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날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오늘을 충분히 즐긴 후, 쉬면서 다음날 목적지와 경유할 장소를 결정하는 형식이다.
 

3. 이동거리와 체력관리

 필자가 체감한 체력소모를 바탕으로 기준을 제시해 보겠다. 필자는 하루 200km를 기준으로 움직였다. 거리가 250km 이상이 되면, 바이크 운전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도 역시 강하게 느껴졌다. 특히 비박을 하는 일정 중에는 숙영지를 구축하고 철거하는 과정에도 체력이 소모되므로 이동거리를 짧게 잡는 것이 좋다. 비박을 하는 경우에는 150~200km 사이로 운행하고, 숙박으로 편하게 쉴 경우에는 200~250km 사이로 이동하는 것이 적당하게 느껴졌다. 하루 평균 4시간~5시간 정도 바이크를 운전하게 되는 거리이다.

캠핑과 숙박업소를 적절하게 섞어서 여행함.

 
 비박은 연속 3일을 초과하지 않았다. 필자는 노지를 검색해서 숙영을 했기 때문에 씻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3일을 야외에서 양치질과 샤워티슈만으로 버티면 거지꼴이 된다. 피로도 누적되기 때문에 여독을 풀고 청결을 위해 숙박업소를 이용했다. 2일 정도 비박을 하고, 3일째는 숙박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식사는 하루 두 끼가 평균적이다. 햄버거나 편의점 음식 같은 패스트푸드를 안 먹을 수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최소 한 끼는 제대로 된 식당에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식사 외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간식은 미리 사두는 것이 팁이다. 필자는 저녁을 재시간에 먹었다 하더라도 잠들기 전에는 항상 배가 고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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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운전요령

 안전한 이동은 바이크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신호는 지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기에 언급하지 않겠다.
 
 지방도, 고속국도 등에는 속도제한이 있다. 하지만 현실상 그 속도제한을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다. 특히 한산한 외곽도로의 경우 제한속도 80이면 90~100km/h로 밟는 것이 우리나라 운전자들이다. 이런 환경에서 저배기량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과속과 불필요한 추월은 의미도 없고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행위이다. 최고속이 100km/h 정도의 저배기량 바이크를 사용할 때에는 빨리 간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여유를 가지고 차량의 흐름에 맞게 순항한다는 생각으로 운전을 한다.
 
 후미에 차량이 가까이 붙으면, 차선의 바깥으로 피해서 추월을 유도하며 양보해서 보내준다. 전방에 조금 느린 차량이 있다면, 무리한 추월보다 서행하는 것이 안전하게 다니는 방법이다. 추가적으로 전방이 보이지 않는 코너에서는 중앙선을 물고 오는 차량을 가정하고 항상 주의한다. 

오토바이 비옷을 입고 있는 운전자
우비를 갈아입고 있는 필자.

 
 우천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낯선 장소에서 비까지 내리면 운전은 더욱 어려워진다. 위험하기도 하고 체력소모도 크기 때문에 가능한 좋은 날씨에서 움직이도록 하자. 필자의 경우에도 3일 연속 비가 와서 원주에서 3일을 쉬었고, 전주에서도 우천 때문에 2일을 머물며 시내를 관광했었다. 악천후에는 체력을 충전하며 휴식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전국일주의 소감으로 마무리하겠다. 우리나라의 자연을 오롯이 볼 수 있어 좋았었다. 희망찬 동해, 센티멘틀한 분위기의 서해,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남해, 3면의 바다는 같은 듯 다른 매력이 있었다. 중부이남의 산이 부드럽고 우아하다면, 강원도는 강하고 웅장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만항재를 넘으며 감탄했던 기억은 지금까지 여운이 남아있다.

만항재, 철원 노동당사, 해남 땅끝마을

 
 

 도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보이면 주저 없이 경로를 꺾을 수 있는 자유로움도 필자를 즐겁게 했다. 크게 구속받는 삶을 살고 있지 않는 나인데도 불구하고 해방감이 느껴지는 것이 의아했다.
 
 운전 중에 나누는 라이더들끼리의 인사는 고된 여행의 힐링포션이었다. 가는 곳마다 친절한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비를 쫄딱 맞고 도착한 모텔에서는 입실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얼른 쉬라면서 방을 내어 주셨다.
엔진오일을 교체하기 위해 들른 바이크 샵에서는 응원을 담은 간식과 함깨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자신도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것이 꿈이라는 주유소 사장님도 기억에 남는다.
타지에서 만난 밀면집 아주머니는 멋진 고향사람이라면서 만두를 서비스로 주셨다.
 
혼자 다니는 여행이지만 혼자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전국일주 완료 후 집근처 공원에서...


  복귀 날 눈에 익은 길에 접어들며 느꼈던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은 쌓였던 피로를 잊게 했다. 집 근처 공원에 도착하여 시원한 음료를 마실 때는  '나도 바이크로 전국일주를 한 사람이다.'라는 뿌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전국일주를 하면서 보냈던 순간순간과 눈에 담았던 아름다운 우리나라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따뜻함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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