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일부터 4월 13일까지 12일간 스쿠터를 타고 전국일주를 다녀왔다. 필자에게는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은 일이었고, 기대했던 만큼 즐거운 기억이기에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이번 포스팅은 전국일주를 위한 준비와 예산 등에 대해 정리하도록 하겠다.
참고적으로 필자는 125cc 저배기량 스쿠터인 야마하 트리시티 125s로 운행했다. 노지에서 모토캠핑을 하기도 하고 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이용했다. 비슷한 형식의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참고가 되도록 작성하겠다.
1. 바이크 점검.
오토바이 전국일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동수단이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출발 전에 꼼꼼하게 점검을 하고, 비상시에 필요한 간단한 공구도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의 바이크는 약 1만 km를 운행한 상태였다. 점검 당시 소모품은 미션오일, 엔진오일, 후륜 브레이크패드, 점화플러그를 교환하였다. 그리고 브레이크액, 냉각수 상태를 점검했고, 각부의 누유여부를 체크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발하려고 노력했다. 예상보다 소모품 상태와 바이크 컨디션이 양호한 편이었고, 엔진오일은 특별히 100% 합성유로 교환하였다.
안전과 원활한 운행을 위해 출발 전에 필히 센터에서 종합적인 점검을 받도록 한다. 전국일주를 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하면 응원과 격려와 함께 보다 꼼꼼하게 점검을 받을 수 있었다.
2. 준비물
의류와 생활용품 외에 비박(캠핑)을 병행해서 진행할 생각이라면, 많은 양의 적재물을 싣고 운행해야 한다. 평소 모토캠핑을 하듯이 많은 용품을 챙기는 것은 운전에 여러모로 불편할 수 있다. 가능한 짐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많은 용품이 사용되지 않는다. 대부분 박지에 늦게 도착하게 되고, 빨리 텐트를 치고 쉬는 것이 목적이기에 꼭 필요한 품목만 챙기도록 한다.
캠핑용품
텐트는 설치과 철거가 간단한 자립식 텐트가 좋다. 필자는 노지나 무료 캠핑존을 이용했기에 협소한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한 작은 텐트를 사용했다. 출발할 때는 타프도 챙겼지만 3일 차에 우편으로 집으로 보내버렸다.
주방도구 역시 간소하게 준비한다. 장기간으로 여행에서 저녁식사를 조리해서 먹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식사는 로컬식당을 이용하고, 야식으로 간단한 밀키트나 커피정도 끓여 먹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침낭과 메트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품목이다. 가능한 따뜻하게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가 여행한 4월 기준으로 3 계절 침낭과 발포메트 1개로는 북부(강원, 경기)에서는 추웠다. 일교차가 큰 간절기에는 겹쳐서 쓸 수 있는 여분의 메트와 핫팩 등 보온에 필요한 용품을 챙기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락한 잠자리였다.
화로대는 일몰 후 몸을 녹이는 용도로 사용했고, 분위기를 위한 유일한 아이템으로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낸 용품이다. 개인적으로 경량 화로대는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의류
필자가 준비한 의류를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겉옷 : 점프슈트(작업복), 청바지, 기모후드, 후리스, 기모바지, 우비, 트레이닝복, 반팔티와 반바지.
속옷 : 3일 치 속옷과 양말, 기모내의
꽃샘추위 때문에 며칠간은 조금 힘들었다. 간절기에 바이크로 여행을 한다면, 보온을 할 수 있는 옷을 꼼꼼히 준비하도록 하자. 필자는 내의 위에 후리스와 기모바지를 입고 그 위에 작업복이나 우비를 겹쳐 입어서 보온을 했다. 따뜻할 때에는 내의를 입고 위에 청바지와 후디를 입어서 가볍게 다니기도 했다. 기온의 변화에 대처가 가능하도록 다양하게 의류를 준비하는 것이 요령이다.
비상용품(공구)
점프스타터, 펑크킷, 에어펌프, 비상기름 1L, 대용량 보조배터리(40,000), 멀티툴.
혹시 모를 시동불량과 타이어 펑크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다행히 돌발상황이 없었기에 사용하지는 않았다. 다만 에어펌프는 타이어의 공기압을 점검하고, 보충해야 하기에 필수적이었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최고이지만,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간단한 용품은 준비하도록 한다.
그 외 생활도구
비박시 양치질 정도 할 수 있는 세면도구는 필요하다. 필자는 타월 1장과 치약, 칫솔, 면도기, 샤워티슈, 비누대용으로 폼클렌징을 챙겼고, 노지에서 유용하게 사용했다. 숙박 시에는 업소에서 제공하는 용품을 이용했다.
평소에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일정보다 며칠 여유 있게 챙기고, 비타민과 상비약(소화제, 진통제 등)도 준비한다.
3. 예산
여행 중에 지출은 식비, 유류비, 숙박비, 기타로 분류된다. 필자의 경우에 유류비는 1만 원, 식비 3만 원, 숙박비는 5만 원 기타 1만 원으로 하루 예산을 잡았다. 실제 지출은 숙박을 하는 경우 1일 8만 원 정도, 비박의 경우에는 5만 원 이하로 지출이 있었다. 기타 지출은 엔진오일 교환 및 점검, 관람료 등의 예산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예산을 타이트하게 잡는다면, 1일 7만 원으로도 부족함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1일 200km 운행기준으로 하루에 약 7천 원 정도 주유를 하였다. 식비는 이동을 하다 보면 아침 겸 점심, 점심 겸 저녁 식으로 식사 빈도가 줄어든다. 중간에 커피나 간식 등을 먹게 되고, 일정상 세끼를 모두 챙겨 먹기 어려웠다. 가장 큰 숙박의 경우는 인터넷 최저가의 모텔을 검색하면 4만 원 전후로 저렴한 숙소를 구할 수 있었고, 게스트하우스 등은 2만 원선에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노지를 이용한 비박을 하는 날은 숙박비는 당연히 세이브되기 때문에 예산은 충분하였다.
전국일주를 위해 준비했던 사항들을 정리했다. 한 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정리한 부분이라서 개인적인 입장이 반영되었을 수 있다.
필자처럼 혼자서 진행하는데, 경험이 부족한 분이라면 이 글이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바이크 전국일주는 당연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색다른 경험과 좋은 기억을 충분히 만들어주는 여행이다. 고민하고 있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마라고 자신있게 조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