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기장(감성, 일상)20 B마트에 찍힌 줄 알았던 하루. 이제 아침에는 제법 쌀쌀해졌다. 두꺼운 겉옷이 아직은 싫어서 속에 얇은 내의를 겹쳐 입고 나갔다. 목표는 주간 7만 원이었는데, 마음은 9시 출발 몸은 10시였다. 오후 2시에 마치려면 시급 17000원은 꾸준히 찍어야 하는데, 평일 주간이다. 특히 가기 싫은 맥도널드 근거리가 첫 콜이었다. 시작을 3천 원 아래로 시작하면, 하루종일 재수가 없지만, 그냥 수행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최근 가장 콜이 뚝뚝 끊어지는 날인 것 같다. 한 콜타고 쉬고, 두 콜타고 빈차로 움직이고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콜이 끊어졌다. 아직 점심피크 시간인데...마음을 비우고 B마트 근처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담배 한 갑과 블랙커피를 사가지고 홀짝 거렸지만, 폰의 침묵은 계속되었다. 쿠팡 포크를 따라 자리를 옮겼으나, 역시 조용한 내.. 2024. 10. 24. 콜사의 풍경. 비 내린 후 다음 날은 콜이 많이 없다. 비 오는 날 배달이 바쁜 것은 라이더의 부족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도 한몫을 한다. 그런데 다음날은, 어제 시켜 먹었는데, 오늘은 참자. 하는 심리에 더해 쉬었던 라이더들이 오늘은 한 푼이라도 벌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오기 때문이라 개인적으로 분석해 본다. 11시쯤 예약했던, 오토바이 정비를 완료했다. 엔진오일과 점화플러그를 교체했는데, 점화플러그는 조금 더 사용해도 괜찮을 듯했다. 정차했을 때, 공회전이 힘이 없어서 교체했는데, 별 변화가 없는 것 같다. 다음에는 뒷 타이어와 배터리를 갈아야 한다. 오토바이는 소모품 주기가 짧아 은근히 유지비가 들어가는 느낌이다.그래도 정비를 마치고 나니, 든든하다. 월동준비로 토시와 탈착식 열선도 달았다. 이번에 US.. 2024. 10. 23. 바쁘게 다녔더니... 나답지 않은 짓을 했다. 요즘 스트레스가 쌓였나 보다. 평소와 다르게 쉬지 않고, 바쁘게 일을 했다. 주위나 풍경을 전혀 돌아보지 못했다. 짧은 시간 일을 하지만, 화장실 해결하면서 담배 한 대 태운 게 오늘 휴식의 끝이었다. 그렇다 보니 평소보다 수입은 많았지만, 기분은 무덤덤하다. 기억에 남는 하나 남는 것이 있다면... 민락동에 있는 아파트로 배달을 갔다. 음식을 놓고 나오는데, 누가 봐도 같은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제법 고층이라 내려가는데 시간이 걸린다.아이들이 무서워해서 헬멧을 벗어달라 요청하는 아파트들이 가끔 있다. 그 아이들도 나랑 좁은 공간에 있는 것이 무서웠는지 어색하게 힐끔거린다. 평소라면 무신경했을 텐데, 왜 그랬을까?"안녕?" 하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2024. 10. 17. 토독 토독 비가 온다. 일할 때 잘 입는 티셔츠와 바라클라바를 빨래통에 넣어놨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여 오늘은 집에서 쉬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밖을 보니, 집안에 있는 것이 답답했다. 날은 흐렸지만, 비 오기 전까지만 돌아다녀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이런 날은 쫓기는 마음이 전혀 없어서 돈을 벌어도 노는 기분이 든다.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는 아랫집 이웃에게 인사를 하고, 대표적인 유배지인 송정으로 배송을 갔다. 요즘 이쪽으로 코스를 많이 주는 것 같다. 이어지는 콜을 마무리하고는 달맞이로 복귀했는데, 애매하게 이어지는 배달에 탈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집 근처로 복귀하니 해운대 시가지로 나서는 콜이 들어왔다. 아직 귀가하기에는 이른 시간이고, 그럴 마음도 없었다. 이런 식으로 대충 2시간 정도 놀다.. 2024. 10. 14. 이유 없이 싫은 콜. 반복적으로 음식배달을 하다 보면, 내키지 않는 배달이 배정될 때가 있다. 난 단가나 거리를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냥 평범한 라이더의 기피 콜과는 기준이 약간 다르다.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요인은 타이밍이다. 이것만 갖다 주고 숨 좀 돌려야지 생각한 순간, 붙는 뒷골은 조건이 아무리 꿀콜 범위에 들어가더라도 반갑지 않다. 그리고 스타트 지점에서 멀어지는 코스도 기피하게 된다. 어차피 빙글빙글 돌다 보면 복귀콜이 잡힐 텐데, 전혀 자극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항상 그렇다. 일요일이니 집중해서 수입을 올리기로 마음을 먹고 일을 나갔다. 의외로 꾸준히 일이 이어지지 않았고, 아침에 충만했던 내 의욕은 조금씩 꺾여갔다. 기계적으로 수행했으면, 수입적으로 평소보다 좋았을 것이다. 그냥 귀찮아서 몇 개를 흘.. 2024. 10. 13. 낯선 대한민국의 가을 지난밤에 잠이 들면서 월동준비를 고민했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에는 맨투맨 티셔츠 한 장으로 춥지 않을까 걱정했다. 10월 중순인데, 햇살이 생각보다 뜨거웠다. 이 시기에 보기 힘든 반팔, 반바지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오래전 이 시기를 떠올려보면, 요즘은 참 낯선 가을을 마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관심이 많다. 기회가 되면 기후위기에 대한 잡지식을 정리해 봐야겠다. 클래식 헬멧에 라이딩 고글, 라이딩 진에 카키색 전술화, 카키색 맨투맨에 가죽 장갑을 착장 하고, 배달을 하러 나왔다. 포인트로 탄색 힙색도 가슴에 둘렀다. 콜을 타려면 불편한 복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챙겨 입고 다니게 되었다. 편한 복장을 대충 입고 나갔을 때와는 기분부터 다르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 2024. 10. 12.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